속옷에 뭉개진 치즈같이 하얀 분비물이 나오면서 외음부가 간지럽거나 따갑다면, ‘칸디다성 질염’을 의심해봐아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습한 날씨로 인해 질 내에 균이 자라기 쉬우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곰팡이 과다 증식이 원인, 많은 여성이 경험해질염은 흔히 ‘여성의 감기’라고 말할 정도로 많은 여성이 경험한다. 질염은 질의 염증 상태를 말하는데, 그중 칸디다성 질염은 칸디다 알비칸스(candidia albicans)라는 곰팡이균이 원인이다. 칸디다 알비칸스균은 원래 인체의 장과 항문 주변, 구강 내에 존재하는 곰팡이인데, 면역력이 저하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과도하게 증식하면 문제가 생긴다. 여성의 75%가 평생에 적어도 한 번은 칸디다성 질염을 경험하며, 약 5~10%는 반복적으로 감염된다. 증상은 ▲덩어리진 흰색 치즈 질감의 분비물 ▲외음부, 질 입구의 가려움 ▲외음부 쓰라림과 통증 ▲성교통 ▲배뇨통 등이 있다.
습한 환경 지속되거나 면역력 저하되면 나타나습한 곳에 곰팡이가 잘 생기는 것처럼, 질 환경 역시 습하면 곰팡이균이 원인인 칸디다성 질염의 발생률도 높아진다.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꽉 조이는 바지나 속옷을 입거나,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피로가 누적된 경우에도 칸디다성 질염이 생길 수 있다. 이 밖에도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해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거나 오랜 기간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유산균과 정상 질 세균의 농도가 낮아지면서 곰팡이균이 과증식할 수 있다.
어떻게 치료할까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우희정 원장(애플산부인과의원)은 “병원 내원이 꺼려져서 방치하거나 혹은 질 세정제로 자가 치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시적으로 분비물의 양은 줄지만 균을 완전히 치료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히려 만성 질염을 만들 수 있고, 골반염이나 임신 시 합병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생리가 끝나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칸디다성 질염을 치료하려면 항진균 약제를 먹거나 항진균 질 좌약 등 진균 치료제를 사용한다. 치료받으면 증상이 2~3일 이내에 해소되며, 80~90%는 치료가 가능하다.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받으면서 질염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칸디다성 질염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칸디다성 질염을 예방하려면 우선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의 속옷을 입는 것이 좋다. 나일론이나 섬유 소재의 속옷은 습기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하의도 너무 꽉 끼는 것을 입지 않도록 한다. 질 내부를 너무 자주 씻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다. 너무 자주 씻으면 질 내부를 알칼리화시켜 정상적인 질 내 세균 분포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하루에 한 번 샤워할 때 씻도록 하고, 물로만 깨끗하게 씻고 잘 말려야 한다. 유산균을 잘 섭취하는 것도 질염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다. 세균성 질염의 경우, 질 내부에서 서식하는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이 감소하면 잘 생기기 때문이다.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lactobacillus rhamnosus) gr-1’과 ‘락토바실러스 루테리(lactobacillus reuteri) rc-14’는 건강한 여성의 질과 요도에서 분리한 유산균으로, 질 내 유익균 증가 및 칸디다 질염 개선 효과를 입증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여성 질 건강에 대한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자나 알레르기질환자, 질염이 자주 재발하는 사람 등은 유산균 제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우희정 원장(애플산부인과의원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