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건강과 발달은 엄마가 어떤 음식을 먹는냐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 뿐만 아니라, 태아의 입맛과 표정도 엄마가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난 9월 22일(현지 시각) 영국 더럼 대학교(durham university) 연구진과 애스턴 대학교(aston university) 연구진이 포함된 영국·프랑스 합동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을 통해 임신 막바지인 29~42주 사이의 태아는 엄마가 먹는 음식의 맛과 냄새를 느낄 수 있다고 발표하며, 그 증거로 엄마가 먹은 음식에 따라 다른 표정을 짓는 4d 입체 초음파 사진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임신 32~36주 사이의 영국 북동부 지역에 사는 18~40세 임산부 1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임산부들을 3개의 그룹으로 나눈 후 한 그룹에는 쓴맛이 나는 케일 캡슐을 다른 그룹에는 단맛을 나는 당근 캡슐을 먹도록 했고, 나머지 한 그룹은 어떠한 음식도 먹지 않도록 했다. 모든 임산부들은 실험에 앞서 한 시간 전부터는 어떠한 음식도 먹지 않았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미각을 느끼도록 해주는 태아의 미뢰는 임신 9주 차부터 발달하기 시작해 14주면 태아가 맛을 느낄 수 있다. 후각의 경우에는 태아의 비강이 임신 24주부터 후각과 연관된 뉴런과 연결되어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기존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았을 때 임신 후반기 태아는 미각과 후각이 모두 살아있어 음식의 맛을 감지 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 결과, 모체가 음식을 먹은 지 20분 후부터 태아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단맛이 나는 당근을 먹은 그룹의 태아들은 양쪽 입꼬리가 올라가 미소를 짓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케일을 먹은 그룹의 태아들은 입꼬리가 처지거나 쓴맛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입술을 꾹 다무는 표정을 지었다.연구진은 "모체가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태아의 표정이 달라지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특히 케일을 먹은 그룹의 태아들은 임신 32주 때보다 36주 때 더 풍부한 얼굴 표정을 지었다. 반면, 당근을 먹은 그룹의 태아들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베이지 유스턴(beyza ustun) 수석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태아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첫 연구"라고 평가하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임산부의 식단 조정으로 태아의 음식 선호도와 식습관을 건강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